음악교육신문사 

 

 

작곡가 이재신 <영화음악론> 출간

노는 음악을 만들지 말고 영상 뒤에서 일하는 음악을 만들어라!

 

2005년 귀국 이후 노경태 감독을 만나 영화에 입문하게 된 영화음악 작곡가 이재신. 그는 ‘영상 언어’에 대한 ‘음악’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지금껏 나아왔다. 최근에 그는 그간의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를 한데 모아 ‘이재신의 영화음악론’이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노는 음악을 만들지 말고 영상 뒤에서 일하는 음악을 만들어라!’는 신조로 음악을 공부하고 가르치며 정리해 온 자료집이 바로 ‘영화음악론’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영화음악론>이란…
“이 책이 지향한 목표는 음악과 영상의 조화입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이 음악이 과연 영상에 필요한가, 겉치레가 아닌가 생각될 때가 많은데요, 영화에서 음악이란 영상에 도움을 주고 그 의미를 확실히 보여주는 데에 그 목적이 있죠.”

◈ <영화음악론>, 책장을 넘겨보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영화란 무엇인가,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첫 장은 ‘영화음악의 역사’ 에 대해 다뤘습니다. 이어 두 번째 챕터는 영화음악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제작되는가, 즉 ‘프로덕션’에 대해 기술했습니다. 영화가 준비되면서 음악 감독은 이에 어떻게 부응하고 순서대로 일을 해야 하는가, 바람직한 작업 방향에 대해 다뤘습니다. 핵심은 세번째 챕터에 있습니다. ‘영화음악 어법’인데요, 영상과 음악의 조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상에 음악이 있되, 관객이 그것을 의식하지 않게 하라. 만약 음악이 영상을 압도한다면 그 음악은 잘못된 것이다.’ 라는 내용입니다. 이를 음악의 ‘불가청성’이라고 하는데, 영화음악 대가들은 늘 이 점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음악은 영화에 종속되기 때문에 기존의 음악과의 차이점이 다뤄진 챕터입니다. 네 번째 ‘음악의 종류와 기법’은 재즈, 실용음악, 현대음악에 대한 내용인데요, 클래식 음악 전공 작곡가가 부족하기 쉬운 부분을 다룬 곳입니다. 영화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작곡가별 소개와 작품 목록에는 Philip Glass, John Williams, Hisaishi Joe 등 유명한 대가들에 대한 소개를 담았습니다.”

◈ 누구를 위한 책인가
“책을 완성하기 까지 3년 넘게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이란 공적(公的)인 산출물이기 때문에 어렴풋이 알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할 시간이 필요했죠. 제가 알던 이론들이 제대로 된 내용인지 검증하는 시간이었고, 잘못된 내용이 재생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책을 깊게 읽다보면 쓴 소리도 있습니다. 이것은 작곡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감독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음악감독과 연출자의 갈등은 항상 존재하는데 어떻게 조율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도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또 연출자가 이 책을 읽고 음악이 어떠한 프로세스를 거치는지 깨달았으면 합니다. 물론 학생들뿐만 아니라, 영화 관계 종사자분들 모두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영화에 있어서 음악의 역할이란…
“영화에서 음악을 겉치레로 생각하는 것은 편견입니다. 영상에 음악이 가미됨으로써 영상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을 전달하게 됩니다. 즉 우리가 보는 이면의 다른 이면의 것들을 보여주고 싶을 때 음악이 적절한 요소가 되어줍니다. 영상이 직접화법이라면 그것을 다양한 측변에서 지지해주는 것이 음악입니다. 영상은 복잡한 것을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것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것이 음악입니다. ‘이것은 무엇이다’라고 확실히 각인 시키는 것이 바로 음악입니다.”

◈ 특별히 존경하는 음악가가 있다면?
“실제로 제가 존경하는 음악가는 할리우드 작곡가들이 영향을 받고, 영화음악 작곡가들이 존경하는 음악가들인데요, 스트라빈스키, 홀스트, 바그너 등입니다. 특히 화려한 블록버스터의 음악들은 20세기 초 유럽의 음악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죠.”

◈ 올해 계획
“올 가을 개봉될 영화 <블랙스톤> 작업 중에 있습니다. 3월에 집중적으로 작업에 몰두하며, 동시에 후학 양성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 삶의 신조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주’와 ‘객’이 바뀐 것 같습니다. 삶의 행복과 목표가 ‘일’에 있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쉼’이 필요한데, 지나치게 쉼, 힐링, 자기 계발이 확대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 같은 작곡가는 출퇴근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일을 하면서 성취감, 기쁨을 느낍니다. 한 작품이 끝나면 여행을 하거나, 릴렉스를 하는데, 이는 다음을 위한 자양분이 되어 줍니다. 만약 이 두 가지가 바뀐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생각되더라고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자세가 상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허소민 기자/musicnews@musiced.co.kr).

|약력|
독일 프란츠 리스트 국립음대 작곡과 졸업/영화 ‘마지막 밥상’, ‘허수아비들의 땅’, ‘검은 갈매기’와 음악극 ‘이클립스’, 뮤지컬 ‘145년만의 위로’ 등 작업/목원대, 전남대, 서원대, 강남대 강사 역임, 현재 청운대 강사

 

원문주소 http://www.musiced.co.kr/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