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부산국제영화제

2011.10.07 03:30

klangbeutel 조회 수:3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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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영화제 '한국 영화-비전' 부문 초청

 

2011년 10월

8일 13시 해운대 메가박스 3관

9일 16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10관

13일 13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상영

 

 
 
 
교통사고로 딸을 잃고 처는 식물인간이 돼 버린 남자와, 그 사고를 일으킨 부부를 축으로 펼쳐지는 비운의 드라마. 독립된 스토리인양 교차적으로 진행되는 병행 내러티브를 따라가는 재미만도 작지는 않다. 평행적으로 흐르던 내러티브가 서서히 접합되는 과정과, 그 이후는 더욱 달콤쌉싸름하다. 역설적이게도 죄의식이 피해자와 가해자들을 한데 묶는 공통분모다. 사고 순간에 큐레이터 애인과 정사 중이었던 남자는, 자신의 불륜이 사고 원인인 듯 자책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주로 애인을 향하는, 그 자책과 고통의 표출은 충동적이며 폭력적이다. 부부의 일상은 반면, 적어도 외면적으로 평온하다. 하지만 내면의 불안이 개인은 물론 부부의 삶 자체를 서서히 잠식해 들어간다. 영화는 그 죄의식의 다양한 국면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그 파노라마는 때론 극사실주의적이고 때론 미니멀리즘적이다. 감독의 연출 스타일 역시 마찬가지다. 김기덕의 반추상 스타일이 그렇듯, 제시·전시와 생략·절제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그 모순적 양가성 덕에 영화 내내 묘한 긴장감을 즐길 수 있다.
(전찬일_2011년 16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