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아리랑 (시 한석산, 곡 이재신)

 

지휘 김보미, 더 싱어즈

 

 

시(詩)와 함께하는 합창음악, 코로나 극복 '희망, 치유 콘서트'

2020년 11월 5일 목요일, 16:00

M컨템포러리

 

연주 더 싱어즈

지휘 김보미

반주 허란

 

 

한강 아리랑    한석산

 

천년을 흘러도 한 빛깔, 물 파랑 쳐 오는

갈기 세운 물소리 조국의 아침을 깨운다

한강 1300리 물길 하늘과 땅 이어주는

구름 머문 백두대간 두문동재 깊은 골

뜨거운 심장 울컥울컥 꺼내놓는 용틀임 춤사위

우리 겨레의 정신과 육신을 가누는

민족의 젖줄 한강 발원지 여기 검룡소

큰 물줄기 맑고 밝게 뻗어 내리는

골지 천과 아우라지 조양 강 휘돌아 친 두물머리 이끈

한강 한복판에 떠 있는 선유도 갈대숲

물새 둥지 튼 그 속에서도 꽃피웠네

대한민국 서울 기적 이룬 한강

굴절된 역사의 아픈 눈물 삼키며 제 몸 뒤집는다

이런 날에 우리 다 같이 부르는 가슴 벅찬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우리 가는 곳 어딘지 몰라도

가버린 것들은 허망하게 아름다운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청동기 문화를 세운, 오늘날 우리 민족의 선조

이 땅 순한 백성들이 원시생활 하던 시절부터

강에 안기던 사람 품을 내주던 강

세월이라는 깊은 강가에 서면 고요한 강물이 내 영혼을

끌고 가네

먼 옛날 삼각산 소나무 아래 어매 아배 뼈를 묻고,

삽을 씻으며 민초의 한을 씻던 아리수

넓고 깊은 어머니 가슴 강물도 차운 날에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젖가슴 여미는 어머니 가슴 헤집는 젖둥이

온갖 풀꽃 향기에 젖은 물가에 앉아 있어도 목이 마르다

 

해설

이 작품은 민족시인 한석산의 시 <한강 아리랑>을 합창으로 옮긴 작품이다. 여러 부분으로 나뉘는 단락은 각각의 테마로 구분되고, 피아노의 반주는 한강을 상징하는 음형으로 독자적인 테마를 가지고 있다. 즉 합창은 선율적 아름다움 보다는 가사에 부합하는 선율과 리듬을 구성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반주는 합창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나름의 진행으로 한강의 물리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피아노와 가사전달에 중점을 둔 합창은 '노래와 반주'의 개념보다는 '낭독과 배경'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피 끓는 역사, 한민족의 자부심 등 극적인 감적을 표현하는 부분들은 음압과 음량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유니즌과 단순한 화음진행으로 구성되었다. 또 작품 정 중앙에 위치한 아리랑은 그것을 더 신성한 느낌이 들도록 아카펠라로 만들었다.